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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Views - [2014-11-03] 엔화 약세와 한국 시장

[2014-11-03] 엔화 약세와 한국 시장

valid 2014.11.03 20:56 조회 수 : 3916

지난달 31일 일본은행(BOJ)이 경기 부양을 위해 통화량을 연간 60조~70조엔에서 80조엔 규모로 늘리는 양적완화를 시행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글로벌 증시는 미국의 QE 종료에 이어 찾아온 일본의 QE에 환호하며 강세로 장을 마감하였습니다. 하지만 대형 수출주들의 비중이 큰 한국 증시의 경우에는 일본의 양적완화에 따른 엔화 약세가 한국과 일본의 수출 경쟁에서 한국에 불리한 쪽으로 움직인다는 전망 때문에 힘을 쓰지 못하면서 하락 마감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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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그래프를 참고해 보면 원화 대비 엔화의 약세는 최근에 시작된 추세는 아닙니다. 미국 신용강등 위기가 마무리 되던 2012년 부터 꾸준하게 엔화대비 원화는 강세를 보여왔습니다. 외환 거래의 주 목적은 무역에 있고 환율의 움직임은 이러한 무역에서의 추세를 반영한다는 기본적인 경제학의 논리로 접근해 본다면 한국이 일본의 기업들에 비해 더 좋은 제품들을 만들어 왔고 꾸준하게 환율은 이것을 반영해 왔다고 봐야합니다. 그 동안 한국의 수출주 들은 꾸준히 무역을 잘해왔고 질 좋은 제품을 만들면서 경쟁에서 이겨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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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은 규모면에서 보나 타이밍 면에서 보나 일본 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하게 되어 있고 가격 경쟁력에서 한국이 밀릴 가능성이 크다고 시장은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시장에서 이번 하락으로 인해 가장 큰 이슈가 된 회사는 현대차(-5.88%), 기아차(-5.57%), 현대모비스(-4.00%)입니다. 자동차 산업에서 보면 아직은 일본이 질적으로 우위에 있고 미국 시장에서만 봐도 한국 자동차가 가격 측면에서의 우위가 아니면 점유율에 있어서 밀릴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의 자동차 가격이 떨어진다면 한국의 자동차 수출은 위축될 것이 너무나도 자명하고 이를 시장이 반영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위의 논리와 시장에서의 반응을 근거로 생각해 보면 결국 일본과 직접적으로 경쟁을 하는데 질적으로 열세에 있는 산업의 회사가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하고 일단 자동차 산업을 시작으로 이러한 회사 찾기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엔화가 실적에 영향을 주는 회사를 찾고 이런 회사들이 상승세를 보인다면 과감하게 비중을 늘리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사업보고서에 보면 엔화 변동에 대한 노출이 좋은 방향으로 존재하는 회사들이 반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쨌든 이런 큰 흐름을 거스르는 것은 포트폴리오 관리 관점에 있어서는 안 좋을 수 밖에 없습니다.


또 하나 주목해야할 점은 최근의 하락으로 인해 현대차의 PBR이 0.84배, 기아차의 PBR이 0.98배까지 떨어지는 등 점점 가치투자의 영역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주가는 미래의 실적 예상치를 반영하기 때문에 일단 관심있게 두고 보다가 환율이 안정되고 다시 해외 수출이 늘어날 때를 기다려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종목을 보면 정말 좋은 기회를 잡게 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결국 시장은 또 다시 과잉반응을 할 가능성이 높고 여기에서 기회를 찾는 것은 우리의 몫입니다.


요즘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1.75%까지 인하하면서 경제 부양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결정에 있어서 해외의 흐름은 매우 중요한 기준이고 이번 BOJ의 양적완화 결정으로 인하여 기준금리 한번 더 인하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유가 하락으로 인한 물가 하락 및 기업의 원가 절감 그리고 기준금리 인하 등의 부양책들을 고려하면 엔화에 영향을 많이 받아서 하락하는 주식들을 쳐다보며 시장을 걱정해야할 때가 아니라 이럴 때 힘차게 오를 수 있는 주식들에 주목하는 것이 더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엔화 약세의 영향이 모든 산업에 있어서 악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고 결국 환율이 안정되면 이익을 얻는 기업들은 올라가게 되어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위의 원화와 엔화의 변동 그래프를 다시 보면 2004년부터 2007년에도 원화 대비 엔화의 약세 추세가 존재했습니다. 그 때는 한국 시장이 무너지지 않았고 오히려 한국의 경제 상황이 인정을 받으며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의 대형주는 상승을 보여주었습니다. 글로벌 경제의 상황이나 시장의 상황은 지금과 사뭇 달랐고 기업의 밸류에이션 상황도 많이 다르기 때문에 현재 주식 가격의 반응이 다를 뿐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선례를 봤을 때 결국 BOJ의 결정이 환율전쟁을 일으켜 버렸고 엔화 약세가 현재 상황에서 문제가 되지만 길게보면 한국 경제가 무너지는 결정타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